ERP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시거나 이미 운영 중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에 하던 업무를 시스템에 옮기면 되는 것 아닌가요?”
“기능만 갖춰지면 자동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요?”
실제로 ERP 도입을 준비 중인 많은 기업에서는
이를 여타 일반적인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고 인식하곤 하는데요.
때문에 화면 구성이나 기능 목록 등을 중심으로 비교, 검토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ERP는 기업의 업무 구조부터 기준까지
경영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시스템인 만큼,
사전 준비 없이 구축을 진행할 경우
오히려 도입 이후 더 큰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ERP 구축 솔루션은 하나의 ‘업무설계 프로젝트’에 가깝습니다.
1. ERP 시스템 구축, 개발보다 중요한 ‘업무 정의/설계’
ER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전반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은 프로그램 개발이 아닌,
‘업무 정의/설계’ 단계입니다.
세부 설정 및 커스터마이징을 하기에 앞서
여러가지 프로세스나 기준, 예외, 책임 등을 명확히 정리해 두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무의미하지요.
다시 말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어떤 기준과 흐름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인지부터
구조화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ERP 프로젝트의 실제 작업 비중
| 구분 |
작업 비중 |
주요 내용 |
| 업무 정의 / 설계 |
60 ~ 70% |
프로세스, 기준, 예외, 책임 설정 |
| 설정 / 커스터마이징 |
20 ~ 30% |
프로그램 개발 / 수정 |
| 기타 |
약 10% |
확장성 |
위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업무에 대한 정의와 설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2. 업무 설계 없이 ERP를 도입하면 생기는 문제
만약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ERP를 도입하게 된다면
향후 여러가지 혼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현업 부서의 불만입니다.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 방식과 시스템 구조가 맞지 않으면
실무자 입장에서는 업무 효율이 높아지기보다는
오히려 불필요한 절차가 늘어났다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 업무는 원래 이런 방식이 아니었다”거나
“이 화면 때문에 일이 더 늘어났다”는 불만이 대표적이지요.
두 번째로는 데이터 불일치 문제가 발생합니다.
매출은 정상적으로 집계되지만 원가가 맞지 않거나
재고 수량과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데요.
이는 ERP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산 때마다 수기로 엑셀 작업을 반복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특정 데이터가 어느 부서에서 확정되는지,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가 수정 권한을 갖는지
명확한 기준이 정리되어 있지 않을 경우
“이 업무는 누구 담당인가요?”,
“이 데이터는 누가 확정한 것인가요?”와 같은 혼선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항들은 모두 시스템 개발 단계에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내부 업무 합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요소들입니다.
그러니 프로그램 개발에 앞서 충분히 설계해야만
자연스럽게 기업 환경에 맞는 ERP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3. ERP 프로젝트, 좋은 컨설턴트의 역할은?
때문에 ERP 도입 프로젝트에 있어 컨설턴트의 역힐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일방적으로 ‘이 기능을 쓰세요’라고 하는 수준을 넘어,
업무 설계 관점에서 질문을 던지고 기준을 정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 구분 |
접근 방식 |
| 나쁜 예 |
“이 기능이 필요하세요.”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시스템상에서 가능합니다” |
| 좋은 예 |
“왜 이 업무가 필요한가요?”
“이렇게 바뀌면 어떤 영향이 생길까요?”
“회계, 세무, 내부 통제상 맞나요?” |
이처럼 컨설턴트의 질문 방식에 따라 ERP 구축 방향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ERP 시스템이란 사용 가능한 기능이 많은지보다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셈입니다.
4. 제대로 된 ERP 시스템 = 업무 질문에 답이 있는 시스템
그렇다면 좋은 업무 설계란 어떤 것을 뜻할까요.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 이 전표는 언제 확정이 되는가?
- 예외 케이스는 누가 승인하는가?
- 자동 처리와 수동 업무의 경계는?
- 결산 시점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은?
결국 좋은 ERP 시스템은 기능 자체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을 어떤 기준과 흐름 안에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설계를 통해 완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해 보면
ERP 시스템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ERP 시스템은 프로그램 설치 프로젝트가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업무 설계 프로젝트다.”
시스템은 업무를 위한 도구일 뿐이며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기준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결국 ERP 도입의 시작은 기술 구현이 아니라
기업 내부의 업무 방식을 정리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부터 진행됩니다.